K-SPIRIT
이음과 스밈
- 조성환의 ⌜치고나감⌟
- (글쓴이 원광대학교 교수 / 서강대 철학박사)
한국철학에서 K철학으로
- 등록일 2026-09-16
- 조회수 21

최근 들어 부쩍 ‘K-철학’이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지난 8월에 서울대학교에서는 “방법으로서의 한국(Korea as Method)”이라는 주제로 제3회 현대한국학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이 학술대회에서 독일의 힐데스하임대학의 박술 교수는 “What can K-Philosophy be?”(K-철학은 무엇이 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섹션을 구성하였다.
여기에서 ‘K철학’은 우리가 알던 ‘한국철학’과는 다른 범주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철학이 20세기에 형성된 ‘한국철학사’라는 틀 위에서 시대와 학파에 따라 한국철학의 흐름을 이해하는 범주라고 한다면, ‘K-철학’은 그것을 ‘현대’라는 시대와 ‘세계’라는, 또는 ‘세계 속의 한국’이라는 공간으로 이동시켜 재해석하고 재구성하는 장르를 말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한국철학의 현대화와 상대화이다. 즉 한국을 세계라는, 또는 해외라는 지평 위에서 객관화하고, 지금의 문제의식이나 과제상황과 호흡하는, 일종의 ‘시대화’ 작업이다.
일찍이 일본에서는 이러한 작업이 20세기 초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교토학파’이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1980년대에 시민사회에서 시도된 적이 있다. 생활협동조합 ‘한살림’의 철학적 토대를 구축했던 시인 김지하는 해월 최시형의 생명사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당시의 환경오염과 생태위기에 대응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한살림선언〉이라는 한 편의 철학논문으로 정리하였다. 이러한 철학적 작업에 힘입어 그 동안 최제우와 전봉준의 그늘에 가려졌던 최시형이 한국의 사상가로 당당하게 부활하게 되었고, 한살림은 한국사회에서 거대한 시민운동으로 발전하였다.
그런데 21세기는
생태위기를 넘어서 새로운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위기 상황이 대두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새로운 시대를
‘인류세’라고 부르고 있다(논자에
따라서는 ‘자본세’, ‘기술세’, ‘쑬류세’ 등으로도 부른다). 그렇다면
한국철학이 인류세의 문제 상황에 응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K-철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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